투자

같은 감자인데 한쪽은 돈이 들어오고 한쪽은 안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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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주식 수가 늘어나는 증자를 봤습니다. 이번엔 반대편입니다. 자본금을 줄이는 걸 감자라고 하는데, 공시에 “감자 결정”이 뜨면 주주 입장에서 제일 먼저 궁금한 건 하나입니다. 내 주식 수가 줄어드는 대신 돈이 들어오느냐.

돈이 나가는 감자와 안 나가는 감자

유상감자는 회사에서 주주에게 현금이 나가 자산과 자본금이 함께 줄고, 무상감자는 현금 이동 없이 자본금을 결손금과 상계해 자기자본 총액이 그대로인 구조

위: 유상감자와 무상감자에서 돈이 움직이는 방향. 자기자본 총액이 줄어드는 쪽은 유상감자뿐입니다.

유상감자는 회사가 주주에게 현금을 주고 그만큼 주식을 없앱니다. 회사에서 돈이 빠져나가니 자산이 줄고 자본금도 줄어요. 투자금 일부를 돌려받는 모양입니다.

무상감자는 대가가 없습니다. 쌓인 결손금을 털어내려고 자본금을 줄이는 쪽이에요. 자본금을 결손금과 상계하는 회계 처리라서 회사 안에서 계정만 옮깁니다. 현금은 한 푼도 안 움직이고 자기자본 총액도 그대로입니다.

줄어드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주식 수를 줄이거나(10주를 1주로 합치는 병합), 액면가를 낮추거나. 상장사 공시에서 흔히 보는 “10대 1 무상감자”는 앞쪽입니다.

주주총회 문턱이 서로 다릅니다

유상감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1개월 이상 채권자 이의절차가 필요하고, 결손 보전을 위한 무상감자는 보통결의로 가능하며 채권자 이의절차가 면제된다는 비교

위: 자본금 감소 절차 비교. 기준은 상법 제438조·제439조입니다.

유상감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합니다.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그리고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해요. 여기에 채권자 이의절차가 붙습니다. 1개월 이상 기간을 정해 공고하고, 아는 채권자에게는 따로 알리고, 이의를 낸 채권자에게는 변제하거나 담보를 줘야 합니다.

결손 보전을 위한 무상감자는 보통결의로 됩니다. 출석 의결권 과반과 발행주식총수 4분의 1 이상이면 돼요. 채권자 이의절차도 면제됩니다.

문턱이 왜 다를까요. 유상감자는 회사 재산이 실제로 밖으로 나갑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빚을 받아낼 몫이 그만큼 줄어드니 한마디 할 기회를 줘야 하죠. 결손 보전 감자는 재산이 나가지 않아 받아낼 몫이 줄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절차를 건너뜁니다.

세금은 돈을 받은 쪽에만 붙습니다

유상감자무상감자
주주가 받는 것현금없음
회사 자산줄어듦그대로
자기자본 총액줄어듦그대로
주주총회특별결의보통결의(결손 보전)
채권자 이의절차필요면제(결손 보전)
배당소득세초과분에 과세없음

기준: 상법 제438조·제439조,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유상감자로 받은 돈 전부에 세금이 붙는 건 아닙니다. 그 주식을 사는 데 쓴 금액을 빼고, 넘는 부분만 배당으로 봅니다. 이걸 의제배당이라고 하고 15.4%(지방소득세 포함)가 매겨져요.

1만 원에 산 주식을 1만 5천 원에 감자당했다면 차액 5천 원이 과세 대상입니다. 반대로 2만 원에 샀는데 1만 5천 원에 감자당했다면 넘는 금액이 없으니 배당소득세도 없습니다.

무상감자는 받는 돈 자체가 없으니 의제배당도 없습니다. 주식 수만 줄어든 채로 끝나요.

주가는 어떻게 되나요

감자를 하면 기준일 전후로 매매가 멈추고, 거래가 다시 열릴 때 감자 비율만큼 조정된 가격에서 시작합니다. 10대 1 감자면 주식 수가 10분의 1이 되고 기준가격은 10배가 되는 식이에요. 산술적으로는 평가액이 같습니다.

다만 증자 때의 권리락과는 읽는 방식이 다릅니다. 무상증자는 회사가 잘 돼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상감자는 대개 결손금이 쌓였다는 뜻이거든요. 가격이 조정된 뒤 시장이 그 사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숫자상 평가액이 같다는 것과 거래가 재개된 뒤 가격이 유지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예요.

헷갈리는 자리만 다시

다음 편에서는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이 감자와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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